의왕,과천 국회의원 송호창
   
작성일 : 12-03-29 02:00
Ithaca : 2달이 지나고(090825)
 글쓴이 : 송송송
조회 : 6,092  
안녕들 하신가요. 송호창입니다. 이래저래 좀 애잔한 기분이 들어 정리를 해봅니다.
벌써 2달이 지나가고 있네요. 먼곳으로 온지. 처음엔 정착하느라 정신없다가 또 약간의 여행도 하고 지루함을 지겨워도 하다가 아이들과 엉겨붙어 잔소리 많은 주부가 다되었습니다. 하지만 요리도 잘 못하고 아이들을 조곤조곤 다독이는 엄마역할은 역시 못하겠네요.
 
그러다보니 별로 활기....가 없어요.
물 수변에 혀설 또는 과녁을 뜻하는 설이 함께 있으니 물 흐르듯 살이 날아가는 '활'이 지금 내겐 없지요. 물이 아무렇게나 가는 듯해도 낮은 곳이란 방향이 있고, 살은 과녁을 향해 날아야만 활기가 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 내 생활에 방향이 없으니 고인 물이고,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하니 기운은 움직일리가 없지요. 내 처지가 딱 그런 상황입니다. 10년 아니 20년을 한가지 방향으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도록 살다가 끈 떨어진 처지가 되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은 합니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붙어 있으니 속좁은 잔소리꾼이 되어 얼굴에 찡그린 주름만 늘어갑니다. 게다가 한국에 연줄을 아직 남기고 있는 번역글, 문학동네와 약속한 원고, 변론종결해서 선고만 기다리고 있던 사건이 변론재계되어 예정에 없던 서면을 써야 하는 것, 영어공부에 대한 부담까지 늘어붙어 있으니 묵직한 돌이 가슴위에 올라앉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그 해법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지요. 예전에 노동운동을 정리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도 지금과 비슷한 무기력에 빠진 적이 있어요. 그때도 끈 떨어진 연이었지요. 사회에 눈 뜨자마자 '조직'이란 곳이 가르키는 곳만 달리다가 아무도 내게 방향을 가르쳐주지 않는 상태가 되어 몸도 마음도 갈피를 못잡았더랬습니다. 그러다 주위의 사소한 변화에 시선이 가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 경험이 있거든요
 
모든 게 마음먹기 나름이고, 내 주변에 대한 시각과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충분하지요. 이제까지 그냥 방치해두기만 했던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도, 내 생활에 대한 세세한 관찰에서부터 무언가 깨달음이 생기면 아마 활기가 생길 겁니다. 한국에선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자신을 비춰볼 수 있었는데 여기선 혼자서 피사체와 거울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니 게으른 내 입장에선 쉽지 않지만 뭐 뭔가 변화가 생기겠지요. 생각을 많이 해야겠어요. 관찰도 차분히 하고, 그래서 사색하게 되면 뭔가가 생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