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과천 국회의원 송호창
   
작성일 : 14-10-14 15:22
130911_[칼럼] 무상보육,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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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불볕더위보다 더 뜨거운 곳이 있다.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이 대거 상경한 기획재정부 예산실이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예산을 담당하는 중앙정부부처와 기재부로부터 정부예산을 받아야만 지방자치단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산협의 시즌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슈퍼 갑’인 중앙부처를 순회하는 것은 연례행사이다. 그 동안 지자체의 업무는 거의 마비상태가 된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지역예산 앞에서는 ‘을’이 된다. 지자체의 볼멘소리를 대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재정상태는 매우 열악하다. ‘지방세 대비 인건비 미해결’ 지자체가 50%에 달하고,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 역시 52%에 불과하다. 이에 지자체 입장에서는 중앙정부가 ‘시혜’처럼 주는 교부세, 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일은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8:2라는 구조적인 수입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반면 총지출액 대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실집행액은 4:6의 비율에 달한다. 게다가 지방행정사무의 80%는 국가사무다. 중앙정부가 해야 할 업무를 대신 수행하느라 지자체 고유업무는 20%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의 관계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인 하청관계에 다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지자체에게 재정적 부담까지 전가시키면 지방자치단체는 죽을 지경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상보육이다. 무상보육은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가 약속했으며 그 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전면에 내세운 핵심공약이었다. 지난 해 일부 지자체에서 무상보육이 어려워지자 새누리당은 재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작년 9월 김황식 국무총리는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보육제도 운영에 따라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박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지난 1월 전국시도지사 간담회에서“무상보육과 같은 전국단위의 사업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재차 다짐했다. 

그런데 중앙정부의 말만 믿고 예산을 편성하고 무상보육을 준비하던 지자체가 날벼락을 맞았다. 무상보육을 책임진다던 정부와 여당은 집권 이후 아직까지 관련 무상보육 재원마련을 위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국회 법사위에 10개월 넘게 계류시키고 있다. 더구나 이미 확보되어있는 지방비도 지방정부가 추경을 하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다며 협박을 하고 있다. 부득불 서울시는 지방채를 발행하여 추경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올해뿐이다. 내년부터는 중앙정부의 지원없이 무상보육에 관한 대책이 없는 것이다. 

지자체에 대한 국고 보조율 상향이나 지방재정 확충 없이는 무상보육을 실현할 수는 없다. 중앙정부와 여당이 주도하여 강행한 무상보육 약속인 만큼 재원마련도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약속을 뒤집은 중앙정부와 여당이 ‘이행’이 아닌 ‘토론’을 하자고 서울시를 압박하는 것은 갑의 횡포일 뿐이다. 무상보육은 과도한 육아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사업이다. 선거 때만 무상보육에 대한 진정성을 호소하고, 실제로 제동을 건 정부와 여당에 대해 국민들이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