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과천 국회의원 송호창
   
작성일 : 14-10-14 15:27
130927_[칼럼] 사라져버린 대통령의 공약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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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신뢰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라 중소기업을 살리는 경제민주화를 꼭 실천할 줄 알았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의왕의 한 상공인이 충혈된 눈으로 울분을 토했다. 그는 대기업과의 불공정거래로 망해본 경험이 있었다. 

“매달 20만원을 주겠다더니 도대체 언제 주는거야” 노인복지관에 갈 때마다 만나는 어르신은 내 소매를 붙잡고 채근한다. 어르신 앞에서 정부가 복지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내 주머니에서라도 꺼내 드려야 할 것처럼 채무자의 입장이 되고 만다. 

이들은 지금 대통령에게 극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믿음이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가장 중요한 공약이었다. 그런 공약을 포기하겠다니 배신감이 크지 않을 수 없다. 

무상보육은 정부의 책임이라던 대통령이 정부의 이름으로 무상보육을 포기했다. 나아가 재원문제를 이유로 복지공약을 전반적으로 수정하겠단다. 정부가 발표한 영유아보육 국고보조율 10% 인상은 이미 국회 계류 중인 개정안의 절반에 불과하다. 무상보육을 정부주도로 확대해놓고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긴 것이다. 

대선 때 어르신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20만원을 줄 것처럼 홍보했던 기초연금은 차등지급하여 대상과 금액 모두 대폭 후퇴했다. 여기에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늘어나면 기초연금 수령액이 줄어드는 구조로 설계됐다. 국민연금 성실가입자가 역차별 받게 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경제민주화 법안들 역시 퇴보위기에 놓여있다. 재벌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막기 위해 작년부터 국회에서 어렵게 만든 일감몰아주기 규제 법안 등은 재계의 반발에 시행령 개정단계에서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기업 옥죄기로 매도하는 재벌들의 압박에 눌린 것이다. 

한편 10대 그룹의 유동자산은 6월말 기준 252조원이고, 대기업집단의 작년 내부거래는 185조원이다. 풍족한 대기업과 달리 국가 재정은 위기에 빠져있다. 심각한 세수결손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세수 감소분이 9조 4천억 원인데 그중 법인세가 4조 1883억 원에 달한다. 

법인세 세수가 이렇게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감면조치에 있다. 그 효과가 대기업에게 집중된 결과 법인소득 5000억 원 이상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중견기업보다 낮아졌다. 당시 한시적 조치로 시작됐지만 박근혜 정부들어 원래대로 되돌릴 의지는 없어 보인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모두 퇴보 상황인데도 박 대통령은 본질적인 문제해결 대신 재벌의 논리를 따라가고 있다. 서민보다 재벌을 위한 정부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처음부터 지킬 수 없는 약속인 것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국회와 긴밀한 협의를 해야 하지만 박 대통령은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공안검사 출신들로 채워진 측근들의 장막 속에서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양대 축인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흔들린다면 국민들의 신뢰 역시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신뢰가 높았던 만큼 기다림도 길지만, 그 반대의 골도 깊다. 국민들은 기다릴 수 있다. 깊은 신뢰와 오랜 기다림이 실망과 절망으로 변하는 순간 박근혜 정부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아직 거두지 않은 기대를 박근혜 정부가 언제까지 외면할지 안타깝다.